몽골신화는 선과 악의 신이 존재하는데 그 경계가 매우 흐릿하다는 것을 여러 번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그 경계의 흐릿함을 넘어 오히려 악의 신을 선행의 장본인으로 보고 있는 신화의 내용도 있습니다.
몽골인들은 세상을 이해하는데 있어 절대적인 선도 없고 절대적인 악도 없다는 전제가 있으며, 나쁜 악일지언정 선이 있어서 의도하던 아니던, 선 때문에 오히려 억울한 결과물이 나왔고 그 과정 중의 억울한 면을 악을 이해하는데 마음을 쓴 것 같아 보입니다.
악을 이해하는 과정중 하나의 예입니다.
몽골의 전통악기는 마두금 또는 에헬이 있습니다. 이 악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숄마스'는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보르항을 찾아 이유를 묻습니다. 보르항은 현에 송진을 많이 발랐다며 송진을 긁어낼 것을 알려줍니다. 이에 그대로 하니 소리가 깨끗해진 악기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악기가 완성되기까지는 숄마스가 제일 고생했고 나중에 소리를 나게 하는 보르항은 도움만 주었을 뿐인데 보르항은 자신이 악기를 만든 것으로 공표해 버립니다. 현대의 비유로 본다면 논문 제1저자 제 2저자로 보면 어떨까요 1 저자의 입장에서는 분명히 1 저자가 논문을 자기 이름으로 발표해야 할 터인데 엉뚱하게도 제 2저자가 자기 이름을 먼저 올려 논문을 가로채는 현상이 벌어지면 당연히 억울한 마음이 들지 않겠습니까
이와 같은 일이 보르항과 숄마스에게 자꾸 일어나게 되어 숄마스 입장에서는 늘 좋은 신으로 칭송받는 보르항의 행위가 거슬리고 미웠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악도 과정을 보면 결코 미워할 수 만은 없다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보는 것이죠
이런 신화의 관점을 본다면 인간 사 선악도 결국은 상대적일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궁극의 목표는 선을 추구하지만 무작정 미워할 수 없는 악의 존재도 있게 되는 것입니다.
몽골신화에서 생각해 볼만하지 않나요 절대선, 절대악 그리고 경계선을 생각하면 관점이 관점이 넓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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